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중국은 로봇 핵심 부품 대부분을 자국 공급망에서 조달할 수 있어 대량 생산과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중국산 로봇의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경우 한국 기업이 대체 공급자로 부상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의 강점은 로봇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고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기반이다. 로봇은 수천개의 부품이 결합한 복합 제품인 만큼 생산량을 늘리면서도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고도화된 제조 역량이 필수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관련 보고서에서 “글로벌 로봇 경쟁은 기술을 구현하는 단계를 넘어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과 가격에 대응하는 양산 역량 경쟁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기술 표준화와 대규모 공급망 구축 역량이 로봇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러한 역량을 갖춘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AI 기업과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올해 초 구글 딥마인드와 차세대 로봇 AI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구글의 ‘제미나이’ 기반 로봇 AI 모델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플랫폼을 결합하는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LG전자는 로봇 소프트웨어와 물류·서비스 로봇 역량 확대에 나섰고,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앞세워 북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처럼 로봇 수요가 늘어나면 국내 부품업체의 사업 기회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 관계자는 “북미를 중심으로 신뢰성이 검증된 로봇 핵심 부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번 미국 정부의 조치가 다이나믹셀을 비롯한 자사 제품의 북미 매출 확대를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로봇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완제품뿐 아니라 로봇 부품의 원산지까지 들여다본다면 중국산 제품을 국내에서 조립해 수출하는 이른바 ‘택갈이’도 줄어들 수 있다”며 “자체 기술과 공급망을 갖춘 국내 로봇 기업에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규제가 로봇청소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이목이 쏠린다. 중국 로보락이 전 세계 청소 로봇 시장에서 1위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로보락은 지난해 가정용 청소 로봇 시장에서 17.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로보락은 국내에서 개인정보의 해외 유출 우려가 나왔다. 다만 로보락 관계자는 “한국 사용자의 개인정보는 대한민국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실 한국무역협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일부 중국산 로봇에서 원격 접속 기능과 불투명한 보안 구조가 확인되면서 로봇의 사이버 신뢰성이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며 “우리 기업은 정밀 제조 기술과 IT 보안 역량을 결합한 ‘클린 로봇’ 전략으로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국방·공공·의료 등 분야를 공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