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시중은행 ATM기기 앞.(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은 통상 예금과 금융채 발행 등을 통해 대출 재원을 마련한다. 그러나 최근 금융채 금리도 빠르게 상승하면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높아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4.360%로 지난달 30일(4.241%)보다 0.119%포인트 올랐다. 금융채 조달 여건이 악화하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조달원인 예금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고객 자금 이탈을 막으려는 측면도 있다. 예금금리를 그대로 두면 은행 예금의 매력이 떨어져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 금리가 올라가면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그 추세를 따라가게 된다”며 “예금에 있던 돈이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도 있다”고 답했다.
실제 시중 자금은 정기예금으로 유입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9일 기준 973조 4942억 원으로 6월 말 기준 잔액인 949조 3998억 원보다 2.5%(24조 944억 원) 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 등 대기성 자금은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64조 9401억 원으로 지난달 말(722조 2928억 원)보다 7.9%(57조 3527억 원) 줄었다. 특히나 금리 매력이 높은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추세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기예금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금리 인상 영향이 가장 크다. 여기에 부동산 규제도 늘고 주식 시장도 예전만큼의 수익을 거둘 수 없어 안정적인 예·적금으로 다시 턴하려는 수요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예금 확보 경쟁이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예금금리를 올릴수록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가 늘어나 조달비용이 커진다. 대출금리가 같은 폭으로 오르지 않으면 순이자마진(NIM)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강 교수는 “예금 금리가 오르면 마진이 축소되기 때문에 대출 금리도 같이 오를 것”이라며 “향후 예·적금 잔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