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시장도 녹았다 ... 이용객 반토막에 매출도 '뚝'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후 07:38

[이데일리 권아인 기자] “준비한 떡 중 3분의 1도 못 팔았어요. 너무 더우니까 사람이 없어”

서울 지역 한낮 체감온도가 34도를 기록한 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 22년째 이곳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홍모(60) 씨는 텅 빈 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홍 씨는 “여름철 장사가 사실상 끝났다”고 하소연 했다. 이날도 오후까지 팔린 떡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손님이 끊기자 홍 씨는 20년 장사 경력에서 처음으로 부업을 시작했다. 가게 한편에서 직접 만든 수세미를 하나에 1000원에 팔기 위해 연신 뜨개질을 멈추지 않았다. 홍 씨는 “가게세는 내야 하니 일단 나오고 있기만 하다”며 “요즘 진열한 떡의 70~80%는 다 버린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 한 채소가게 앞이 손님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권아인 기자)
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 한 채소가게 앞이 손님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권아인 기자)
전통시장 상인들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부분 야외에 냉방시설이 부족한 탓에 손님의 발길이 끊겨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목동 깨비시장은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와 주택가를 끼고 있어 하루 평균 3000명 가량의 유동인구가 찾는 생활형 전통시장이다. 올해 서울시 ‘2026 유망골목상권’으로 선정돼 각종 행사와 축제들도 예정돼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데일리가 29일 오후 3시께 찾은 이 시장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채소 진열대 위에는 파리만 날아다녔고, 매우 드물게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양산을 쓴 채 땀을 닦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상인들은 손님들의 모습만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시장 측에 따르면 하루 평균 3000명 수준이던 시장 이용객은 7월 폭염 기간에 1000~1500명으로 급감했다. 시장 전체의 하루 평균 매출도 평소 약 5200만원에서 최근 약 4000만원으로 23%나 감소했다.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A 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그는 “올해 유난히 더운 날씨 탓에 채소를 들여와도 제때 팔리지가 않는다”며 “햇볕을 오래 받다 보니 채소가 금방 상해 결국 대부분 버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A 씨 가게 옆에는 생선 가게가 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휴업 상태다. 한 손님이 A 씨에게 “여기 사장님 어디 가셨어요?”라고 물었다. A 씨는 “여름에 손님이 없어 휴업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문성기 목동깨비시장 상인회장은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밖으로 잘 나오지 않으니 시장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또 “시장이 실외에 있다보니 다들 더워하는데 뾰족한 수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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