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상담에서 자기자비까지…우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묻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30일, 오전 09:01

'우울은 초록의 마음'은 우울을 지워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마음으로 다시 바라본다.

'우울은 초록의 마음'은 우울을 지워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마음으로 다시 바라본다. 저자 반혜린은 정신과 상담과 심리 상담, 유년기 경험과 일상의 감각을 엮어 흔들리는 마음을 버티는 언어를 더듬는다.

우울을 다루는 이 책의 출발점은 감정을 병명이나 의지 부족으로만 몰아가는 시선에 있다. 아프면 쉬어야 하지만 그럴 시간이 없는 현실, 멀쩡해 보여야 한다는 압박, 불안한데도 괜찮다고 말하는 습관이 책의 초입을 이끈다.

책은 우울을 단순한 무기력로 좁히지 않는다. 자살 생각과 트라우마, 불안과 통제 욕구, 번아웃, 감정기복, ADHD까지 서로 얽힌 마음의 결을 한 축으로 묶는다. 각 감정을 분리된 증상이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에서 반복해 맞닥뜨리는 상태로 다룬다.

구성은 세 갈래다. 1장은 정신과 상담을 거치며 확인한 우울과 자살 생각, 트라우마, 불안, 무기력 같은 문제를 따라가고 2장은 심리 상담을 통해 유년기 경험과 완벽주의, 예민함, 생각 과잉, 감정 억제, 고립의 뿌리를 짚는다.

3장은 자기혐오를 멈추고 경계를 만들며 고통을 견디는 법으로 옮겨간다. 수용과 놓아주기, 자기자비와 지혜로운 마음 같은 항목은 우울을 없애는 처방보다 흔들리는 자신과 함께 사는 태도에 가깝다.

본문 곳곳에는 현재의 감정을 설명하는 장면과 문장이 배치된다. "나는 커서 뭐가 될까"라는 질문이 어른이 된 뒤에도 남아 있다는 고백, 친구와 죽지 말자고 웃고 울었던 순간, 유년기 트라우마를 없는 일처럼 밀어둘 수 없다는 인식이 반복해서 이어진다.

저자는 우울한 사람이 스스로를 게으르거나 멘탈이 약한 사람으로 자책하기 쉽다고 적는다. 빨리 회복하지 못하면 민폐가 된다고 여기는 압박, 가족과 과거를 둘러싼 비난, 자기돌봄을 끝내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현실도 함께 꺼낸다.

일상은 이 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제때 빨래를 하고 고양이 물그릇을 닦는 사소한 반복은 무너지지 않기 위한 생존의 감각으로 놓인다. 우울 속에서도 사람은 이미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는 문장이 책의 후반을 지탱한다.

반혜린은 90년대생 여성으로, 생각이 많고 예민한 감각과 우울, ADHD를 둘러싼 경험을 글로 풀어왔다. '뿍이'라는 이름으로 X와 스레드에서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눠온 이력도 책의 서사와 맞물린다.

'우울은 초록의 마음'이 남기는 질문은 우울을 없애야만 삶이 시작되는지에 있다. 이 책은 사라지지 않는 감정과도 살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을 견디는 말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묻는다.

△ '우울은 초록의 마음'/ 반혜린(뿍이) 지음/ 220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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