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공습 격화에 국제유가 7% 급등…브렌트 90달러 돌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전 07:50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7% 안팎 급등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을 공습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을 예고하자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 원유 재고가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점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국제유가. (사진=로이터)
국제유가. (사진=로이터)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6.65달러(7.91%) 오른 배럴당 90.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20달러(6.56%) 상승한 배럴당 84.46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날 이라크에 있는 친이란 무장세력 시설을 공습했다. 양국은 해당 세력이 사우디 석유시설을 무인기(드론)로 공격한 데 따른 대응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공습에 앞서 이란이 중동 주둔 미군을 기습 공격하려던 계획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과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에서는 지중해 연안 천연가스 선적항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영국 해상보안업체 암브리는 해당 항구에 있던 미국 소유의 부유식 원유저장선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을 상대로 추가 공습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유가 상승 폭은 더욱 커졌다. 미국 정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것을 차단한다며 기업·기관 10곳과 유조선 8척을 추가 제재 대상에 올렸다.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주변국이 공동 관리하자는 오만의 제안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브로 사르카르 DBS은행 에너지리서치 책임자는 “중동 분쟁의 강도가 오르내리면서 단기적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80~100달러 범위에서 큰 폭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해 남쪽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를 통과하는 상선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자국 유조선이 공격받지 않고 해당 해역을 지날 수 있도록 후티 측과 직접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720만배럴 줄어든 4억450만배럴로 집계됐다. 2018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시장이 예상한 감소 폭 130만배럴도 크게 웃돌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오는 10월부터 3개월 동안 증산을 멈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동 분쟁으로 실제 원유 생산이 얼마나 줄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호르무즈·홍해 운송 차질과 산유국의 공급 조절 가능성이 겹치면서 유가 변동성은 당분간 클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정유·석유화학·항공업종의 비용 부담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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